정보 뻘글) 로마시대 부동산 재테크의 여신
로마 제일의 풍운아 카이사르는 십대 소년사제에 불과했던 시절, 온 로마를 피로 물들이던 종신독재관 술라가
"(이미 죽었지만 민중파의 거물이었던 킨나의 딸) 아내 코르넬리아와 이혼하면 살생부에서 네 이름은 지워주마" 라는
로마에서 소아시아까지 목숨건 빤스런을 하는 정신나간 깡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로마에서 가장 고귀하고 존경받는 베스타 여사제단의 탄원을 받은 술라는, 이 간이 붓다 못해 터진 애송이의 이름을
정말 마지못해 살생부에서 지워주면서, 그깟 어린놈이 뭐라고 각하께서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시냐는 측근들에게
이렇게 한탄했다고 한다.
"자네들은 정녕 모르겠는가! 그 애송이의 가슴속에는 백 명도 넘는 마리우스가 가득하거늘..."
그나마 술라가 카이사르의 가족에게까지 연좌제를 적용하진 않아 코르넬리아의 신변은 무사할 수 있었지만
대신에 시집올 때 가져온 지참금을 강탈당하고, 카이사르가 피난생활을 하는 몇 년 동안 딸 율리아를 홀로 낳아 기르는 등
그녀도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그런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이 코르넬리아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이 있다.
카이사르의 고모부, 로마의 대영웅이였지만 말년에 학살자로 타락하고 만 마리우스는 생전에
늙은 몸이 고질적인 습진으로 고생해, 온천으로 이름난 바이아라는 지역에 호화로운 별장을 지었다.
그런데 코르넬리아가 마리우스 사후, 이 집을 7만 5천 드라크마에 샀다가
그야말로 레전설급 투자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만약 정말로 실화였다면, 유서깊은 귀족가문이긴 해도 옛부터 가세가 기운 지 오래였던 카이사르의 집안에
정말 엄청난 도움이 되었을 테니, 실로 힘을 숨긴 와이프라 할 만하다.
나중에 희대의 유부녀킬러 "대머리 난봉꾼"으로 악?명을 온 로마에 떨칠 카이사르였지만
확실히 이만하면 아무리 천하의 카이사르인들 와이프한테 꽉 쥐여 살 만도 하다.
- 신복룡 역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