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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조선의 지독한 기호식품 애호가 정조

노예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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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ong.kr/issue2023/75301 복사

조선의 22대 국왕이자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정조.
재밌게도 그는 지독한 술고래에 꼴초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의 술 사랑이 어느정도였냐 하면 술을 정말 '어쩌다' 한번 마셨다고 한다.

그러나 그 어쩌다 한번 먹을때 아주 쓰러질때까지 마셨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술버릇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술 권하기' 였다고 하는데 직장 상사에게 받는 술 조차도 거절하기 힘든데 하물며 국왕이 직접 하사하는 술을 어찌 일개 신하들이 거부하겠는가.

정조가 음주를 즐길때면 신하들은 아주 진절머리를 냈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선비들이 강해져야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명목으로 맨날 붓만 붙잡고 살던 정약용을 불러 옥으로 만든 필통에 소주를 부어 권했다고 한다.

그 당시의 필통은 붓이 몇 필은 들어가는, 보다시피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인데 저기에 소주를 가득 채우고 먹으라고 한다?

이건 괴롭히는게 아닐까?


정약용은 이 때 정말 고생했는지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왕께서 옥필통에 소주를 가득 담아 하사하시는데 나는 이때 정말 죽었구나 생각했으나 다행히 그리 취하지는 않았다. 술은 가까이 하지말고 특히 한번에 입에 털어넣지 말라. 술의 참맛은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술이 입술과 혀를 적시지 않고 곧바로 목구멍으로 넘어가니 무슨 맛이 있겠느냐.'


정조의 술에 대한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데, 하루는 성균관 제술 시험을 합격한 유생들을 불러다가 희정당에서 연회를 벌이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옛말에 술에 취하게 하고 그의 덕을 살펴본다고 하였으니, 니들은 취할때까지 마신다는 생각으로 양껏 마셔라. 우부승지는 잔을 돌리고, 승지와 각신은 술잔 돌리는 것을 감독하라.'

갓 시험을 합격한 젊은이들을 불러다 '니들은 취할때까지 집에 못간다' 라고 선언하는 대단한 임금 되시겠다.

이 자리에 '오태증'이라는 집안 대대로 주당인 자가 있어 취하지 않자, 정조는 기어이 5잔을 더 먹여 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고는 "그의 할아버지인 '오도일'이 숙종 대에 희정당에서 취해 쓰러진 것이 미담으로 전해내려 온다. 그의 후손이 같은 곳에서 취해 쓰러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것이다." 라며 흐뭇해했다고.


정조는 술뿐만 아니라 담배 역시 엄청 즐겼다고 한다.
단적으로 그가 담배를 얼마나 즐겼는지 알 수 있는 사례가 있으니
'온 백성이 담배를 피우게 할 방도를 제시하라' 라는 시험 문제를 출제한 기록이 발견된 것.
이 '남령초 책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남령초는 당시 담배를 이르는 말이다. 책문은 정책을 자문하는 문제라는 뜻)

"온갖 식물 가운데 이롭게 쓰이고 사람에게 유익한 물건으로 남령초보다 나은 것이 없도다"

"천지는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해로움을 제거하고자 하여 안달이 날 지경이다. 이 풀이 이 시대에 출현한 것을 보면 천지의 마음을 엿보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또한 그는 자신이 쓴 문집 '홍재전서'에서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담배는 더위를 물러가게 해주며, 추위를 막아주고, 식후에 소화를 돕고, 변을 볼 때 악취를 제거하며, 잠을 잘 오게하고, 시를 짓거나, 문장을 엮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고요히 정좌할때 등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은 때가 없다."

그래서 담배 시험문제는 어떻게 됐냐고?
담배의 높은 수익성 때문에 식용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담배를 재배하는 등의 폐단이 늘고 있던 상황이라 신하들도 흡연에 대한 찬반 양론이 거셌고, 많은 신하들은 답안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임금의 의견에 반대했다고 한다.

정조가 왜 이렇게 술과 담배에 몰두했는지는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나는 젊어서부터 다른 기호는 없이 오로지 책을 보는 고질병만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하고 탐색하느라 심신에 피로가 쌓여 수십 년을 보냈다. 그런 탓에 병이 생겨 마침내 가슴속이 언제나 꽉 막혀서 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였다. 왕좌에 오른 뒤로 책을 보던 고질병을 모두 정무로 옮겨 일하다보니 병증이 더욱 심해졌다. 복용한 빈랑 열매와 쥐눈이콩도 근이나 포대로 헤아릴 정도였다. 백방으로 약을 구했으나 오로지 이 남령초(담배)에서만 도움을 얻었다. 불기운으로 한담을 공격하자 가슴에 막힌 것이 저절로 사라졌고, 연기의 진기가 폐를 적셔 밤잠을 편히 이룰 수 있었다. 정사의 잘잘못을 고민할 때 복잡하게 뒤엉킨 생각을 시원하게 비춰보고 요점을 잡아낸 것도 그 힘이고, 글의 가부를 수정하고자 깎고 자르는 고민을 할 때 고르게 저울질하여 내어놓게 만든 것도 그 힘이다."

심신이 지친 왕을 달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담배 한 대와 아무것도 모른채 잠들게 해주는 술 뿐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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